
참회 예식과 자비송 – 마음 비우기의 시간
미사의 처음 부분에 우리는 참회 예식을 통해 자신을 돌아봅니다. 우리의 마음을 비우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이 시간은, 단지 의례적인 순서가 아니라 진정한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참회 예식과 자비송에는 어떤 깊은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참회 예식,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참회 예식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잘못은 우리가 하느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던 순간들입니다. 참회 예식은 이러한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하느님 앞에 정직한 모습으로 서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라는 고백은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돌아보게 합니다. 이 고백은 단순히 죄책감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고 진실된 자기 인식을 위한 것입니다.
자비송,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마음
참회 예식과 연결되는 자비송은 하느님께 직접적으로 자비를 청하는 기도입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반복하며, 우리는 하느님이 자비로운 분이심을 기억합니다.
이 자비송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용서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결코 죄를 완전히 씻을 수 없으며, 오직 하느님의 자비를 통해서만 새롭게 될 수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죄를 인정할 때 자유로워집니다
세상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숨기거나 부정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미사 중 참회 예식은 이와는 반대로, 잘못을 솔직히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죄를 숨기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드러내길 원하십니다. 자신의 약함을 인정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와 용서 앞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워집니다.
참회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참회 예식과 자비송은 단순히 죄를 고백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초대입니다. 매주 미사를 드릴 때마다 우리는 이 예식을 통해 과거를 내려놓고,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기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성경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마태 11,28) 참회 예식에서 우리는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그분께 맡기게 됩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의 의미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단순히 무언가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이 머무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참회 예식과 자비송은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행위입니다.
이번 주 미사에서 참회 예식과 자비송을 할 때,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속 깊은 곳까지 오셔서 자리를 잡으실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해봅시다.
묵상 질문
- 나는 참회 예식 중 진정한 내 마음의 잘못을 하느님께 정직하게 내어놓고 있나요?
- 하느님의 자비를 믿고, 새롭게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 참고 교리서
- CCC 1430–1432: 참회는 마음의 회개이며, 하느님과의 친교를 회복하는 첫 걸음입니다.
- CCC 1435: 일상 속에서도 참회는 계속되어야 하며, 전례 속에서 구체화됩니다.
- CCC 1455–1458: 죄의 인식과 고백은 자유와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 CCC 2667: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는 신앙인의 전통적인 기도입니다.
- CCC 1996, 2001: 은총은 하느님의 선물이자 회개의 가능성을 여는 힘입니다.
- CCC 1425: 죄에서 구원받는 첫 단계는 회개로 시작됩니다.
- CCC 2711: 내면을 비우고 침묵 속에서 하느님을 맞이하는 기도는 영적 친교를 이끌어냅니다.
- GIRM 46–52: 참회예식과 자비송은 입당예식의 필수 구성 요소입니다.
- 마태 11,28: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는 회개의 성경적 초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