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예식 – 제단에 나를 올려드리는 순간

말씀 전례가 끝나면 이어지는 봉헌예식은 미사 전체에서 특별한 순간입니다. 이 시간 우리는 빵과 포도주라는 단순한 제물과 함께 우리 자신도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그렇다면 봉헌예식에 담긴 깊은 영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빵과 포도주, 우리의 삶을 담습니다

봉헌예식에서는 빵과 포도주를 제단 위에 올립니다. 빵과 포도주는 하느님께 드리는 가장 단순한 제물이지만, 실제로 이것들은 우리의 삶 전체를 상징합니다. 밀알이 갈려 빵이 되고, 포도가 으깨져 포도주가 되는 과정처럼 우리의 삶 역시 수많은 고통과 희생을 거쳐 성숙해집니다.

제단에 올려지는 이 단순한 제물을 보며, 우리는 자신의 일상과 삶을 함께 올려드려야 합니다. 내 삶의 기쁨과 아픔, 성공과 실패를 모두 포함하여 하느님께 드리는 순간이 바로 봉헌예식입니다.

봉헌은 하느님께 내어드림입니다

봉헌은 단순히 물질적 제물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드리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하느님께 드리기를 두려워하거나 주저합니다. 그러나 참된 봉헌은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맡기고 내 삶의 주권을 그분께 내어드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루카 22,42)라고 기도하셨던 것처럼, 봉헌예식은 우리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선택하는 순간입니다.

봉헌예식은 연대의 시간입니다

봉헌예식은 개인적인 의미뿐 아니라 공동체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빵과 포도주는 공동체가 함께 마련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서로 연결된 한 몸임을 상징합니다.

미사는 개인의 신앙 행위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신앙을 표현하는 자리입니다. 함께 제단 위에 빵과 포도주를 올릴 때, 우리는 서로의 삶과 고통을 함께 짊어지며 연대하는 공동체가 됩니다.

봉헌된 제물은 거룩해집니다

봉헌된 빵과 포도주는 성찬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됩니다. 우리의 삶 또한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될 때 그리스도의 삶을 닮아 거룩해집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자신을 봉헌하면, 우리의 일상도 거룩한 삶으로 변화됩니다.

봉헌예식을 통해 우리는 평범한 것이 하느님을 통해 비범한 것으로 변화되는 놀라운 신비를 체험하게 됩니다.

봉헌, 매일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예식입니다

미사 중 봉헌예식은 우리의 매일의 삶에서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매일 아침 우리가 하루를 시작할 때, 우리의 하루를 봉헌하는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께 올려드려지는 거룩한 예식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봉헌은 미사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에서도 지속되는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묵상 질문

  • 나는 봉헌예식 중 내 삶을 하느님께 진심으로 올려드리고 있나요?
  • 매일의 삶을 봉헌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 참고 교리서

  • CCC 1368: 신자는 성찬의 제물에 자신을 함께 봉헌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일치합니다.
  • CCC 901: 신자의 일상생활, 노동, 고통 등은 하느님께 드리는 영적 제물이 될 수 있습니다.
  • CCC 2100: 참된 제사는 내적 헌신과 순명을 동반해야 합니다.
  • CCC 612: 예수님의 겟세마니 기도는 자유로운 봉헌과 순명의 절정입니다.
  • CCC 1376, 1413: 빵과 포도주는 성찬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실체변화됩니다.
  • CCC 13911392: 성체는 신자를 성화시키며,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강화합니다.
  • CCC 2044, 2659: 신자는 일상에서 전례의 은총을 살아가야 하며, 삶 전체를 봉헌해야 합니다.
  • CCC 1140, SC 26: 전례는 공동체 전체가 함께 드리는 행위이며, 봉헌도 공동체적 참여입니다.
  • SC 47: 미사는 그리스도의 희생이 현존하는 자리이며, 신자들은 그 희생에 자신을 결합시킵니다.
  • 로마서 12,1: “너희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바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