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 성모님의 엘리사벳 방문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심을 묵상합시다
수태고지의 은총을 받은 마리아는 곧바로 길을 떠납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전해 준 ‘기적의 표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녀는 150km가 넘는 험한 산길을 올라, 유다 산악 지방의 친척 엘리사벳 집을 향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깁니다.
마리아가 문 안으로 들어선 순간,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충만해집니다.
태중의 세례자 요한이 기쁨으로 뛰노는 것을 느끼며, 엘리사벳은 큰 소리로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그 찬미는 구약의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과거 다윗이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모셔 올 때, 레위 사람들은 찬미와 환호로 기쁨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새 언약궤이신 마리아가 그리스도를 품고 이 집에 들어서자, 그 집 안은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이윽고 마리아는 하느님을 향한 깊은 찬미의 노래, ‘마니피캇’을 부릅니다.
높은 이들을 낮추시고, 가난한 이를 들어 올리시는 하느님의 정의.
자신을 낮춘 종을 기억하시는 자비의 섭리.
그분의 사랑과 정의는 그녀의 노래 속에 살아 움직이며, 온 인류를 위한 구원의 역사를 선포합니다.
그 후 마리아는 석 달 동안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며, 서로의 태중에 깃든 신비를 묵상합니다.
그들은 함께 기도하고, 조용히 섬기며, 주님을 찬양하는 시간들을 보냅니다.
이 작은 집 안에서 이루어진 두 여성의 만남은,
성령 안에서 태어난 최초의 신앙 공동체이자,
선교적 교회의 모형이 되었습니다.
기쁨과 찬미, 섬김이 흘러넘친 이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세상 안으로 번져 나가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