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단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회개를 촉구하심

📖 관련 성경 구절

예수님께서 세례와 광야 성찰을 마치신 후 갈릴래아에서 공적 전파를 시작하시며 첫 말씀으로 선포하신 것이 바로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선언입니다 (마르 1,15). 이 신비는 예수님의 온 공생활에 두루 나타나는 복음 선포와 치유와 용서의 행적을 포괄합니다. 예수님은 곳곳을 다니시며 하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셨고, 비유를 들어 가르치셨으며, 죄인을 용서하고 병자를 고쳐 주심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표징들을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산상 설교(마태 5-7장)에서 팔복과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며 하느님 나라의 윤리를 선포하신 것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 교의적 배경

하느님 나라(Kingdom of God 혹은 하늘 나라)는 예수님의 복음 핵심 주제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하느님 나라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세상에 왔고, 교회 안에서 신비로이 현존하며, 세상 종말에 완성될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공생활 동안 보여주신 기적과 치유는 하느님 나라가 임했음을 증명하는 표징이라고 설명하지요.

예수님의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외침은 우리 내면의 회심(metanoia)을 요구합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하느님 나라는 프로그램이나 장소가 아니라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임을 강조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의 다스림이 구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통해 죄인들이 용서받고 병든 이들이 치유되며,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졌으니, 이 모든 것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의미합니다. 공생활 3년 동안 예수님은 열두 사도와 제자들을 파견하여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게 하셨고, 교회는 이 사명을 이어받아 오늘까지도 전 세계에 복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 깊이 있는 묵상을 위한 안내

이 신비를 묵상할 때, 갈릴래아의 길거리나 호숫가에서 사람들에게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군중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눈길, 비유를 통해 진리를 전하시는 음성을 마음으로 들어봅시다. 특별히 산상 설교 중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 5,3)라던가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마태 5,14) 등의 말씀을 천천히 되새겨도 좋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이 나에게 직접 하시는 말씀으로 여기며, 그 안에 담긴 하느님 나라의 가치관을 음미해 보세요. 또한 예수님이 손을 내밀어 중풍병자나 눈먼 이를 고쳐주시는 장면을 상상하며, 내가 치유받아야 할 영역은 어디인지 식별해봅시다. 혹은 예수님이 죄인에게 “네 죄가 용서받았다”(마르 2,5)고 선포하시는 순간에 함께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러면서 나의 죄와 허물을 주님께 내어놓고 용서를 청합니다. 예수님은 당시 죄인, 세리, 창녀들과 식탁을 함께 하시며 그들을 하느님 나라로 초대하셨습니다. 우리도 주변의 누구를 편견 없이 사랑하고 복음의 기쁨을 나눌지 떠올려봅시다. 이 묵상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복음 선포 사명에 동참하도록 열정을 불러일으켜 줄 것입니다. 예수님의 외침처럼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삶을 살기로 새롭게 결단하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 묵상을 돕는 기도

주 예수님, 복음 선포의 여정 곳곳에서 저희를 당신 나라로 부르시니 감사드립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신 주님의 음성이 오늘 저에게도 울려퍼지오니, 제 굳은 마음을 회개의 은총으로 누그러뜨려 주소서. 저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를 당신 나라의 일꾼으로 불러 주시니 감사합니다. 복음 말씀을 더 깊이 깨닫고 살아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특별히 제 주변에 복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 사랑과 진리로 증언하게 하소서. 주님, 당신의 나라가 제 삶과 온 세상에 오시옵소서. 아멘.

📜 성인의 말씀 및 신앙의 모범

성 프란치스코는 복음을 전하며 “항상 복음을 선포하라. 필요하면 말을 사용하라.”는 유명한 조언을 남겼습니다. 그의 삶 자체가 회개와 복음적 가난의 증거였지요. 복음을 선포하는 일은 말로만 아니라 삶의 증거로 이뤄져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성 바오로는 회심 후 온 세상에 선교 여행을 다니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한 위대한 모범입니다. 그는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내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1코린 9,16)라고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열정으로 우리도 복음을 살아내고 전한다면, 이미 우리 가운데 시작된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성 어거스티노는 “우리 마음이 당신 안에서 안식하기 전까지는 편안함을 얻지 못하리이다”라고 고백했는데, 이는 하느님 나라를 향한 인간 영혼의 갈망을 잘 보여줍니다. 복음의 생활화와 끊임없는 회개는 우리를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게 준비시켜 주는 길입니다.

또한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사와 말씀을 나누며 살아갈 때, 우리는 이미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맛보고 살아가는 것임을 기억합시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을 전할 때 넘쳐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복음의 기쁨을 삶으로 증언하는 제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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