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단 예수님의 탄생
📖 관련 성경
로마 황제의 호적 명령으로 요셉과 마리아는 베들레헴으로 가서 예수님을 탄생시킵니다. “마리아는 해산 날이 되어 첫아들을 낳아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습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세상의 구원자가 화려한 궁전이 아닌 누추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장면입니다.
그 밤, 들에서 양 떼를 지키던 가난한 목자들에게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전한다. 오늘 다윗의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다!”고 외칩니다.
곧 수많은 하늘 군대가 나타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하고 하느님을 찬미했습니다.
목자들은 달려가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를 찾아 경배하고, 천사가 전한 말을 사람들에게 알려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깁니다.
🕊 교의적 배경
성탄의 신비는 하느님의 겸손과 인간에 대한 사랑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외아들, 말씀(로고스)께서는 가난한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교리서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가정의 누추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다. 이 가난 속에서 하늘의 영광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천사들이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한 이들은 권력자나 학자가 아닌 양치기 목자들이었습니다. 이는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느님의 나라가 그들의 것”이라는 복음의 진리가 예수님의 탄생 순간부터 드러난 것입니다.
또한 예수 성탄으로 이루어진 일치는 놀랍습니다. 천사는 “오늘 구원자가 나셨다”고 선포하며, 하늘의 찬미가 울려 퍼지고(루카 2,14), 동방의 박사들까지 별을 따라 경배하러 옵니다 (마태 2,1-12 참조).
교회는 성탄의 신비를 가리켜 “경이로운 교환”이라고 부릅니다. 성 암브로시오와 성 아타나시오 등이 강조한 바대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사람을 하느님으로 만들기 위해서”, 즉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안에 거하심으로(요한 1,14), 인간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길”이 열렸다는 의미입니다.
이 위대한 신비를 기념하며, 교회는 매년 성탄 시기에 “말씀이 살이 되었다”는 요한의 복음을 낭독하고, 인간을 사랑하셔서 자신을 낮추신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또한 가톨릭 전통에서 성 프란치스코는 1223년 그레초에서 세계 최초의 구유(Nativity scene)를 만들어 사람들이 예수 탄생 장면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성탄 신비에 대한 신앙과 감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런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성탄마다 구유를 꾸미며 강생의 신비를 묵상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 깊이 있는 묵상을 위한 안내
베들레헴의 차가운 동굴과 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마음에 그려보십시오. 천지를 지으신 창조주께서 인간의 아기로 태어나 인간의 가난과 연약함을 친히 겪으신 장면입니다. 나를 그렇게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겸손 앞에서, 나는 어떠한 응답을 드릴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또한 목자들의 믿음과 순박함을 묵상해 봅시다. 그들은 천사의 말을 듣자마자 “베들레헴으로 갑시다!” 하며 한걸음에 주님께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아기 예수를 뵙고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첫 번째 복음 선포자가 되었지요.
나는 복음을 접할 때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 목자들처럼 즉각적으로 주님께 나아가려는 열망이 있는지, 또 그 만남의 체험을 다른 이들과 나누려 하는지 돌아봅시다.
이 신비의 또 다른 등장인물은 요셉 성인입니다. 요셉은 말없이 곁을 지키며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을 보호하고 돌봅니다. 그는 한 아버지로서 가족을 책임지면서도, 이 아기가 자신보다 크신 하느님의 아드님임을 믿고 겸손히 섬깁니다.
요셉의 침묵과 충실함을 본받아, 가정에서 내가 지녀야 할 믿음의 역할은 무엇인지 묵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리아가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하여 되새겼듯이, 우리도 이 신비를 마음에 품고 곰곰이 묵상합시다. 분주한 성탄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그 본질인 하느님의 사랑의 탄생을 깊이 되새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묵상을 돕는 기도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님, 당신의 탄생을 통하여 제게 구원의 빛을 비추시니 감사드립니다. 제 마음 구유에도 오시어 자리를 잡으소서. 세상의 영광과 부를 좇느라 당신께 드릴 자리를 비워두지 못한 저희를 용서하시고, 가난한 마음으로 주님을 모실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구세주의 탄생 소식을 삶으로 증언하며, “땅에 평화”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성인의 말씀 및 신앙의 모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성 프란치스코는 이 신비를 뜨겁게 묵상한 나머지, 사람들의 눈으로도 직접 보고 느끼게 하고자 구유 경배 전통을 시작했습니다.
어두운 밤, 가난한 우리 가운데 태어나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프란치스코 성인은 “형제들아, 우리 하느님께서 이렇게도 우리를 사랑하신다. 그러니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자” 하고 외쳤다고 전해집니다.
(묵상: 성탄의 신비는 하느님의 사랑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 사건입니다. 우리도 구유 앞에 선 프란치스코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경배하며, 서로 사랑할 것을 다짐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