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단 소년 예수님의 성전 현현

📖 관련 성경

예수님께서 열두 살 되시던 해에, 한해의 파스카 축제를 지내려고 성가정은 예루살렘을 방문합니다. 축제를 마치고 귀향하던 길에 예수님은 일행 속에 계실 것이라 생각했던 마리아와 요셉의 곁을 떠나 예루살렘에 머무르셨지요.

하루를 가던 길에야 아들이 없어진 것을 안 부모는 놀라 급히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사흘 만에야 성전에서 예수님을 찾아냅니다. 그때 예수님은 성전에서 율법 교사들 가운데 앉아 그들의 말을 듣고 질문을 하고 계셨고, 사람들은 소년 예수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고 있었습니다.

놀란 어머니 마리아가 “얘야, 왜 우리에게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지 모른다” 하소연하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제가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지 않으셨습니까?”.

부모는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지만, 예수님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순종하며 지내셨고,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합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라면서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를 받으십니다.

🕊 교의적 배경

열두 살의 예수님이 성부 하느님의 뜻에 대한 자의식을 드러낸 이 사건은, 공생활 전에 나타난 예수님의 유일한 어린 시절 일화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내 아버지의 집”은 성전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성부의 일에 속해 있음을 밝힌 선언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를 “예수님의 신적 아들 의식이 번뜩 드러난 순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왜 찾으셨습니까?”라는 물음은 부모에게 당혹을 주었지만, 신앙 여정에서 하느님의 현존이 느껴지지 않는 어두운 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교부들은 이 “사흘간의 상실”을 예수님의 사흘간 무덤 체류의 예표로 해석하며, 성모 마리아는 아드님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시련을 겪은 것으로 봅니다. 요셉도 이 경험을 통해 작은 파스카 신비에 동참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 계시며 율법 교사들과 토론하신 모습은 지혜와 신적 권위의 초기 드러남이며, 훗날의 가르침을 예시합니다. “순종하며 지내셨다”는 구절은 네 번째 계명을 완수하신 예수님의 인간적 덕목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마리아가 다시 이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했다는 언급은, 성모님이 신앙의 묵상자로서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교회는 여기서 ‘묵상하는 교회의 모델’을 배웁니다.

🔍 깊이 있는 묵상을 위한 안내

마리아와 요셉의 마음으로 돌아가, 예수님을 잃어버린 사흘간을 떠올려봅시다. 혹시 나의 삶에서도 주님을 놓쳐버린 듯한 공허함은 없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나는 그분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지, 혹은 무심히 지나쳤는지요?

마리아와 요셉은 포기하지 않고 예수님을 찾았고, 성전에서 발견했습니다. 우리도 성사와 말씀 안에서 예수님과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합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 나라의 절대성과 성부의 뜻에 대한 예수님의 최우선 순위를 보여줍니다.

신앙생활에서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기대가 충돌할 때, 나는 어떤 결정을 하고 있는가? 주님의 뜻을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기도합시다.

마지막으로, 나자렛으로 돌아가 부모께 순종하며 자라난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며, 우리도 일상의 의무와 관계 안에서 거룩함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짐해 봅시다.

🙏 묵상을 돕는 기도

주 예수님, 때로는 제가 당신을 잃어버린 듯한 삶의 여정을 걷기도 합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언제나 성전에서, 성사에서, 말씀 안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심을 믿습니다. 제가 끊임없이 당신을 찾게 하시고, 찾았을 때는 다시는 놓치지 않도록 제 마음을 붙들어 주소서. 무엇보다도 제 삶의 가장 첫자리를 성부 하느님께 내어드리오니, 당신의 집에 거하는 기쁨을 제게 허락하소서. 아멘.

📜 성인의 말씀 및 신앙의 모범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는 “삼 일 만에 예수님을 성전에서 다시 찾았을 때 느낀 위로의 기쁨은, 때로는 집과 가족을 떠나서라도 하늘에 계신 성부를 섬겨야 한다는 의무를 우리 영혼 깊이 새겨 놓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성 암브로시오는 “이 사건에서 예수님은 부모보다 아버지 하느님께 우선적 의무가 있음을 보이셨다”고 설명합니다.

(적용: 신앙생활에서 하느님의 뜻과 사람의 기대가 충돌할 때, 예수님의 본을 따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용기를 청합시다. 또한 나자렛으로 돌아간 성모님의 마음으로, 일상의 삶터에서 예수님과 동행하는 법을 배워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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