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심
조용하던 공기가 갑자기 거칠어집니다. 병사들이 명령을 내립니다. 무거운 통나무가 예수님의 어깨 위에 얹힙니다. 그분은 이제 고난의 길, ‘비아 돌로로사’를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그 장면을 바라봅니다. 예수님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계십니다. 채찍질과 조롱, 밤새 이어진 신문과 수모로 그분의 육체는 쇠약해졌고,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합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 십자가를 거절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십니다. 누군가 대신 억지로 얹힌 짐이 아니라, 죄인들을 위한 구원의 무게로, 사랑으로 받아들이십니다.
십자가는 목수의 아들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죄가, 우리들의 자만과 탐욕이, 그 형틀을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묵묵히 그것을 짊어지시고, 아무 말 없이 한 걸음씩, 땅을 디디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의 어깨 위에 얹힌 그 무게는 무엇이었을까요? 나의 죄와 상처, 나의 회피와 침묵이 그 무게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오늘, 주님은 나에게도 묻고 계십니다. “너도 나와 함께 십자가를 질 수 있겠느냐?” 우리는 그분과 함께 걷기를, 짐을 나누어 지기를 결심할 수 있을까요?
성경 말씀
- 요한복음 19장 17절
- 마태오복음 27장 31절
- 마르코복음 15장 20절
- 루카복음 23장 26절
가톨릭 교리서
- 제607항 – 예수님께서 당신 생명을 자발적으로 내어주심
- 제618항 –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묵상 질문
- 나는 내 삶의 십자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 예수님의 고난 앞에서 나는 동행자입니까, 구경꾼입니까?
- 누군가의 짐을 함께 져준 기억이 최근에 있었습니까?
주님, 당신의 십자가는 저희의 죄와 허물을 지탱한 사랑의 무게였습니다. 저희로 하여금, 그 십자가를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어깨에 짊어지고 따르도록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