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처 –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져 줌
예수님의 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있었습니다. 어깨 위 십자가는 육신을 짓누르고, 그분은 이미 한 차례 쓰러지셨습니다.
병사들은 상황을 더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마침 그 길을 지나던 한 사람, 시몬이라는 이름의 키레네 사람이 강제로 불려 나옵니다.
그는 그저 성 안으로 들어가던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시몬은 인류 구속의 여정에 불려들게 됩니다. 그는 원하지 않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졌습니다.
침묵 속에서 나란히 걸어간 두 사람. 한 사람은 온 인류의 죄를 지고, 다른 한 사람은 처음엔 억지였지만, 그 짐의 의미를 느껴갔을지도 모릅니다.
시몬은 짧은 순간, 예수님의 고통과 함께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단지 우연이 아닌,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진 만남이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얼마나 자주, 누군가의 십자가를 외면하고 있습니까? 때론 원하지 않았던 만남이 은총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강요된 도움조차, 진심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음을 시몬은 보여줍니다.
성경 말씀
- 루카복음 23장 26절
- 마태오복음 27장 32절
- 마르코복음 15장 21절
가톨릭 교리서
- 제618항 – 신자는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를 짊어져야 합니다
- 제2330항 – 인간은 타인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줄 수 있는 존재입니다
묵상 질문
- 나는 내 주변의 고통을 피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 억지로 시작된 봉사가 내 삶을 바꾸었던 순간이 있었습니까?
- 주님은 오늘 누구의 십자가를 나에게 맡기고 계십니까?
주님, 시몬을 부르셨듯 저희도 부르소서. 원하지 않더라도 그 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와 함께 걸으며 사랑을 배우는 은총을 허락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