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복음
서론 — 본 합본은 ‘마리아 복음’의 현전 구간을 4장으로 분할하여 제공한다. 제1장은 물질·본성·‘죄’의 문제를, 제2장은 주님의 평화와 하느님 나라의 복음 선포 명령을, 제3장은 마리아의 환시와 마음(지성)에 대한 문답을, 제4장은 영혼의 권세 극복과 사도권 논쟁·레위의 권고를 담는다. 결손(11–14쪽)은 각주로 고지한다.
제1장 · 영원의 관점
“[물질]이 [파괴될] 것인가, 아니면 아닌가?”[1] 구세주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본성, 모든 형상, 모든 피조물은 서로 안에서, 서로와 함께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다시 자기 자신의 뿌리로 풀려 사라질 것이다. 이는 물질의 본성이 오로지 자기 고유의 본성으로만 해체되기 때문이다. 들을 귀 있는 이는 들어라!” 베드로가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셨으니, 한 가지만 더 말씀해 주십시오. 세상의 죄는 무엇입니까?” 구세주께서 말씀하셨다. “죄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너희가 간음의 본성에 따라 행할 때, 죄라 불리는 그것을 너희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善)이 너희 가운데 오셨다. 모든 본성의 것들에까지 이르러 그것을 그 뿌리 안에서 회복하시려는 것이다.”[2]
그런 다음 그분께서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그 때문에 너희가 병들고 죽는 것이다. 이는 너희가 [너희를 속이는 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있는 자는 이해하여라!” “물질은 [낳은 바] 형상이 없는 욕정을 낳았다. 그것은 본성에 거스르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면 온 몸에 혼란이 일어난다. 그러기에 내가 너희에게 마음으로 만족하라 하였다. 만일 불만족스럽거든, 본성의 갖가지 형상들 앞에서 만족함을 찾아라. 들을 귀 있는 이는 들어라!”
제2장 · 복음
복되신 분께서 이 말씀들을 하신 뒤, 모두에게 인사하시며 말씀하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나의 평화를 받아라. ‘여기를 보라!’ 혹은 ‘저기를 보라!’고 말하며 아무도 너희를 미혹하지 못하게 조심하여라. 사람의 아들은 너희 안에 계신다[3]. 그를 따르라! 그를 찾는 이들은 그를 찾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가서 하느님 나라에 관한 복음을 선포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준 것 너머로 어떤 규정도 정하지 말고, 입법자처럼 법을 만들지도 말라. 그렇지 않으면 그것에 매이게 될 것이다.”[4] 이렇게 말씀하시고, 그분은 떠나셨다.
그러자 그들은 몹시 슬퍼하며 통곡하였다. 그들은 말하였다. “우리가 어떻게 이방인들에게 가서 사람의 아들의 나라에 관한 복음을 선포할 수 있겠는가? 그들이 그분조차 아끼지 않았는데, 우리를 어찌 아끼겠는가?”
제3장 · 마리아와 예수
그때 마리아가 일어나 모두에게 인사하고 말하였다. “울거나 슬퍼하지 말고, 너희 마음을 둘로 나누지 말라. 그분의 은총이 너희 모두와 함께하여 너희를 지켜 주실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그분의 크심을 찬양해야 한다. 그분께서 우리를 준비시키시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셨기 때문이다.” 그녀는 형제들(자매들)[5]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마리아가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그들의 마음을 선(善) 쪽으로 돌렸고, 그들은 [구세주의] 말씀들을 두고 논하기 시작하였다.
10 베드로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자매여, 우리는 구세주께서 당신을 다른 모든 여자들보다 더 사랑하셨음을 안다. 우리가 알지 못하고 듣지 못한, 당신이 기억하는 구세주의 말씀을 우리에게 말해 주시오.”[6]
마리아가 대답하였다. “너희에게 숨겨진 것을 내가 말하겠다.” 그리고 이렇게 전하기 시작하였다. “내가—나는—주님을 환시에서 보았고, 그분께 말하였다. ‘주님, 오늘 환시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분이 내게 대답하셨다. ‘네가 나를 보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으니 복되다. 왜냐하면 마음(지성)이 있는 곳에 보화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분께 물었다. ‘주님, 환시를 보는 이는 그것을 영혼 안에서 봅니까, 아니면 영 안에서 봅니까?’”[7]
“구세주께서 대답하셨다. ‘그들은 영혼 안에서나 영 안에서 보는 것이 아니다. 그 둘 사이에 [존재하는] 마음(지성)이 환시를 본다. 그리고 그것이 [그…]’”
[사본 11–14쪽이 결락되어 이 지점부터 텍스트가 전하지 않는다.][8]
제4장 · 권세들을 이김과 권위 논쟁
‘욕망’이 말하였다. “네가 내려갈 때는 보지 못했지만, 이제 올라가는 것을 본다. 그러니 왜 거짓말을 하느냐? 너는 내게 속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영혼이 대답하였다. “나는 너를 보았으나, 너는 나를 보지도 알지도 못했다. 나는 네게 하나의 옷일 뿐이었고, 너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영혼이 이렇게 말하고 크게 기뻐하며 떠났다.[9]
다시, 영혼은 셋째 권세, 곧 ‘무지’라 불리는 곳에 이르렀다. 그것이 영혼을 심문하며 말하였다. “너는 어디로 가느냐? 너는 악함 가운데 매여 있다. 매여 있으니, 판단하지 말라!” 이에 영혼이 말하였다. “너희가 나를 왜 심판하느냐? 나는 심판하지 않았다. 나는 매여 있었으나, 내가 매어 놓은 것은 없었다. 그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으나, 나는 모든 것이 해체될 것을 알아보았다 — 땅의 것들도, 하늘의 것들도.”[10]
영혼이 셋째 권세를 이기자, 위로 올라가 넷째 권세를 보았는데, 그것은 일곱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 첫째, 어둠; 둘째, 욕망; 셋째, 무지; 넷째, 죽음을 향한 열성; 다섯째, 육의 나라; 여섯째, 육의 ‘어리석은 지혜’; 일곱째, 분노의 ‘지혜’. 이것들이 곧 분노의 일곱 권세이다.
그들은 영혼에게 물었다. “살인자여, 너는 어디에서 왔으며, 공간의 정복자여, 너는 어디로 가느냐?” 이에 영혼이 대답하였다. “나를 묶던 것은 죽임을 당했고, 나를 에워싸던 것은 극복되었다. 나의 욕망은 사라졌고, 무지는 죽었다. 나는 한 [세상] 안에서 세상으로부터 풀려났고, 하나의 [형상] 안에서 위에 있는 형상으로부터 풀려났으며, 오직 한때만 존재하는 망각의 사슬로부터 풀려났다. 이제부터 나는 시대의 계절의 남은 시간을 침묵 가운데 받을 것이다.”
마리아가 이 말을 하자, 그녀는 침묵하였다. 구세주께서 바로 이 지점까지 그녀와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이에 안드레아스가 형제들(자매들)에게 대답하여 말하였다. “그녀가 말한 것에 관해 너희가 하고 싶은 말을 하라. 나로서는 구세주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믿지 않는다. 이 가르침들은 다른 사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베드로도 같은 우려를 드러내며 말했다. “그분께서 우리 모르게, 그리고 우리와 함께 공개적으로가 아니라, 여인과 말씀하신 적이 있더란 말인가? 우리가 돌아서서 모두 그녀의 말을 들어야 하겠는가? 그분이 우리보다 그녀를 더 사랑하셨는가?”
그러자 마리아가 울며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형제 베드로여,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당신은 정말로 내가 마음속으로 이것을 지어냈거나, 구세주에 관하여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레위가 베드로에게 대답하였다. “베드로여, 당신은 언제나 성을 내는구려. 이제 나는 당신이 이 여인과 논쟁하는 것을 대적자들처럼 본다. 그러나 만일 구세주께서 그녀를 합당하게 하셨다면, 당신은 누군데 그녀를 배척하는가? 구세주께서는 틀림없이 그녀를 아주 잘 아신다. 그래서 우리보다 더 사랑하신 것이다. 오히려 우리는 부끄러워하고, 그분이 우리에게 일러 주신 대로 완전한 인간됨을 입어 그것을 우리 자신을 위해 얻으며, 복음을 선포하되, 구세주께서 말씀하신 것 이외의 다른 규정이나 다른 법을 더하지 말자.”
그리고 [레위가 이 말을 하자] 그들은 나가서 가르치고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