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및 어록 1–25 · 숨은 말씀의 시작
도마복음은 예수의 숨은 말씀을 모은 어록집이다. 아래는 프롤로그와 1–25번 어록을 직역에 우선하여 옮긴 것으로, 교회 통용 표기를 따랐다.
프롤로그: 살아 계신 예수께서 하신 숨은 말씀들을 디디모스 유다 도마가 기록하였다.
어록 1 — 참뜻: 그분이 말씀하셨다. “이 말씀들의 뜻을 알아내는 이는 죽음을 맛보지 않으리라.”
어록 2 — 찾고 발견하라: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찾는 이는 찾을 때까지 멈추지 말라. 찾으면 뒤흔들릴 것이다. 뒤흔들리면 […] 놀라게 되고, 만유를 다스리리라.”[1]
어록 3 — 안과 밖의 나라: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지도자들이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하늘에 있다’고 말하면 하늘의 새들이 너희보다 앞설 것이고, ‘바다에 있다’고 말하면 물고기들이 너희보다 앞설 것이다. 오히려 그 나라는 너희 안에도 밖에도 있다.”[2] “너희가 자신을 알게 되면 너희도 알려질 것이며, 너희가 살아 계신 아버지의 자녀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자신을 알지 못하면, 너희는 가난 속에 살며, 바로 그 가난이 곧 너희다.”
어록 4 — 처음과 마지막: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이 많은 이가 ‘생명의 자리’를 일곱 날밖에 되지 않은 작은 아기에게 묻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며, 그는 살 것이다. 이는 많은 이들 가운데서 첫째가 마지막이 되고, 그들이 하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록 5 — 드러남: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 얼굴 앞에 있는 것을 알아라. 그러면 네게 감추어진 것이 드러날 것이다. 숨겨진 것 가운데 드러나지 않을 것은 없다.”
어록 6 — 공적 예식: 제자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저희가 단식하기를 원하십니까?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보시해야 합니까? 피해야 할 음식은 무엇입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거짓말하지 말고 네가 싫어하는 일을 하지 마라. 하늘 앞에서는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숨겨진 것 가운데 드러나지 않을 것은 없고, 덮인 것 가운데 비밀로 남을 것은 없다.”
어록 7 — 사자와 사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잡아먹혀 그 뒤 사람이 된 사자는 복되다. 그러나 사자에게 잡아먹혀, 그 사자가 사람이 되는 사람은 불행하다.”
어록 8 — 현명한 어부: 그분이 말씀하셨다. “사람은 바다에 그물을 던져 작은 물고기들로 가득 채워 끌어올린 현명한 어부와 같다. 그 가운데 좋은 큰 물고기를 발견하자, 어부는 작은 것들을 모두 바다로 도로 던지고 손쉽게 큰 것 하나를 택하였다. 들을 귀 있는 이는 들어라!”
어록 9 — 씨 뿌리는 이: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보라, 씨 뿌리는 사람이 나가 한 줌 씨를 뿌렸다. 어떤 것은 길가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모아 갔다. 다른 것들은 바위 위에 떨어져 흙에 뿌리내리지 못했고 이삭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지 못하였다. 또 다른 것들은 가시덤불에 떨어져 질식되었고 벌레들이 그것을 먹어 버렸다. 마침내 어떤 것들은 좋은 흙에 떨어져 열매를 맺어 하늘을 향해 올라갔으니,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백스무 배였다.”
어록 10 — 불(1):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에 불을 던졌다. 보라, 그것이 활활 타오를 때까지 지켜보고 있다.”
어록 11 — 살아 있는 이들은 죽지 않는다(1):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 하늘은 사라질 것이고 그 위의 하늘도 사라질 것이다. 죽은 이들은 살아 있지 않고, 살아 있는 이들은 죽지 않으리라. 너희가 죽은 것을 먹던 날들에, 너희는 그것을 살게 만들었다. 너희가 빛 안에 있을 때, 무엇을 하겠느냐? 너희가 하나였던 날에 너희는 분열되었다. 그러나 너희가 분열될 때, 무엇을 하겠느냐?”
어록 12 — 의인 야고보: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스승님께서 우리를 떠나실 것을 압니다. 그러면 누가 우리를 이끌겠습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어디에 있든, 의인 야고보에게 가라. 하늘과 땅이 그를 위하여 생겨났다.”[3]
어록 13 — 도마의 고백: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나를 누구에 비긴다면, 너희는 내가 누구와 같다고 말하겠느냐?” 시몬 베드로가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은 의로운 천사와 같으십니다.” 마태오가 말하였다. “당신은 지혜로운 철학자와 같으십니다.” 도마가 그분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는 당신이 누구와 같으신지 말할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 스승이 아니다. 네가 마셨기 때문에, 내가 분량을 재어 준 거품 솟는 샘으로 네가 취하였다.” 그분이 도마를 따로 데리고 가 세 가지를 일러 주셨다. 도마가 동료들에게 돌아오자 그들이 물었다. “예수께서 너에게 무엇을 말씀하셨느냐?” 도마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분이 내게 말씀하신 것 가운데 하나라도 너희에게 말하면, 너희는 돌을 들어 나를 던질 것이요, 돌들에서 불이 나와 너희를 사를 것이다.”
어록 14 — 공적 활동: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단식하면, 너희 자신에게 죄를 더할 것이다. 너희가 기도하면, 너희는 단죄될 것이다. 너희가 보시하면, 너희의 영혼을 해칠 것이다. 너희가 어느 나라에 들어가 들판으로 돌아다닐 때 사람들이 너희를 맞이하면, 그들 가운데 아픈 이들을 고치고 그들이 주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라. 이는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너희를 더럽히지 않기 때문이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 너희를 더럽힌다.”
어록 15 — 경배: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여자에게서 태어나지 않은 이를 보거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그를 경배하여라. 그가 바로 너희의 아버지시다.”[4]
어록 16 — 평화가 아니라 분열: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마도 사람들은 내가 세상에 평화를 던지러 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땅에 분열—불과 칼과 전쟁—을 던지러 왔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한 집에 다섯이 있으면 셋이 둘을, 둘이 셋을 거슬러 서리니, 아버지는 아들을 거슬러, 아들은 아버지를 거슬러 설 것이다. 그들은 일어나 하나가 되리라.”[5]
어록 17 — 신적 선물: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어떤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떤 귀도 들은 적이 없고, 어떤 손도 만진 적이 없으며, 어떤 인간의 마음도 생각한 적이 없는 것을 너희에게 주겠다.”
어록 18 — 처음과 끝: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우리의 끝에 관해 알려 주십시오. 어떻게 오겠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끝을 찾을 수 있으려면 처음을 발견했느냐? 끝은 처음이 있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처음에 일어서는 이는 복되다. 그는 끝을 알 것이며, 죽음을 맛보지 않으리라.”
어록 19 — 낙원의 다섯 나무: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존재하기 전에 존재하게 된 이는 복되다. 너희가 내 제자가 되어 내 말씀을 듣는다면, 이 돌들이 너희의 종이 될 것이다. 이는 낙원에는 다섯 그루의 나무가 있어 여름이나 겨울에도 변치 않으며, 그 잎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아는 이는 죽음을 맛보지 않으리라.”
어록 20 — 겨자씨의 비유: 제자들이 예수께 물었다. “스승님, 하늘 나라를 무엇에 비길 수 있습니까?” 그분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 모든 씨앗 가운데 가장 작지만, 갈아 놓은 흙에 떨어지면 크게 자라 하늘의 새들이 깃들인다.”
어록 21 — 밭과 도둑과 거두는 이: 마리아가 예수께 물었다. “스승님의 제자들은 누구와 같습니까?” 그분이 말씀하셨다. “그들은 자기 것이 아닌 밭에 사는 어린아이들과 같다. 밭의 주인들이 오면 ‘우리 밭을 돌려 달라’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주인들 앞에서 옷을 벗어 그들에게 밭을 돌려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말한다. 집의 주인이 도둑이 오는 것을 알아차리면 미리 경계하여, 도둑이 그의 영역의 집에 침입하여 소유를 훔치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세상을 조심하라! 너희 자신을 지킬 준비를 하여 도둑들이 너희를 덮치지 못하게 하라. 너희가 기대하는 것은 올 것이다. 너희 가운데 슬기로운 이가 있기를!” “열매가 익자 거두는 이가 재빨리 낫을 손에 들고 와서 그것을 거두었다. 들을 귀 있는 이는 들어라!”
어록 22 — 둘을 하나로: 예수께서 젖먹이 아이들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젖먹이들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이들과 비길 수 있다.” 그들이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린아이들처럼 나라에 들어가겠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안을 밖과 같이, 밖을 안과 같이, 위를 아래와 같이 만들어 둘을 하나로 만들고, 남자와 여자를 하나의 단일한 자로 만들어 남자는 남자가 아니고 여자는 여자가 아니게 하며, 눈 대신 눈을, 손 대신 손을, 발 대신 발을, 형상 대신 형상을 만들 때, 그때 너희는 [그 나라에] 들어가리라.”
어록 23 — 뽑으심: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천 명 가운데 하나, 만 명 가운데 둘을 뽑아 그들이 하나로 서게 하겠다.”
어록 24 — 빛: 제자들이 말하였다. “스승님이 계신 곳을 보여 주십시오. 저희가 찾아야 하겠습니다.” 그분이 말씀하셨다. “들을 귀 있는 이는 들어라! 빛은 빛의 사람 안에 있으며, 그는 온 세상을 비춘다. 그러나 그가 빛나지 않으면 어둠이 있다.”
어록 25 — 사랑하고 지켜라: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 형제를 네 영혼처럼 사랑하라. 그를 네 눈동자처럼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