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단 예수님의 승천

📖 관련 성경 구절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마르 16,19) 예수님께서는 부활 후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하느님 나라를 가르치신 뒤 (사도 1,3), 올리브 산에서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사도 1,9-11; 루카 24,50-53 참조). 복음사가들은 예수님의 승천을 짧게 언급하지만, 사도행전은 구체적으로 “예수께서 하늘로 올라가시자 구름이 그를 가려 보이지 않게 했다”고 전하며(사도 1,9), 두 천사가 나타나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라고 예고합니다 (사도 1,11).

🕊 교의적 배경

예수님의 승천은 부활에 이어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는 사건입니다. 교회는 승천하신 주님이 하늘에서 성부 오른편에 앉으심으로써 인성을 지닌 우리에게도 천국의 길이 열렸다고 가르칩니다. 레오 대교황 성인은 승천 축일 강론에서 “부활 대축일에 우리가 기뻐한 것은 주님의 부활 덕분이며, 오늘 승천 대축일에 우리의 기쁨은 주님의 승천에 있다. 이 날에 우리 비천한 인간 본성이 그리스토 안에서 하늘 높이 올려져 성부의 옥좌에까지 올라갔다”고 설교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참 하느님이시면서 참 인간으로서 승천하심으로, 우리 인간의 몸도 하늘 영광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신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661항은 “아버지에게서 내려오신 분(예수)만이 다시 아버지께 돌아갈 수 있다”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머리가 되시어 인류를 대신하여 하늘 집에 들어가셨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심으로 성령께서 강림하실 준비가 이루어졌고 (요한 16,7), 예수님은 이제 하늘에서 만민을 다스리시는 주님이자 대사제로서 우리를 위해 늘 중재하고 계십니다(히브 9,24). 니케아 신경에서도 믿듯이, 예수님은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다가,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다시 오실” 것을 교회는 고백합니다. 승천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서, 주님께서 세상에 직접 가시지 않지만 교회를 통해 계속 현존하시고 활동하실 것을 의미합니다.

🔍 깊이 있는 묵상을 위한 안내

승천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던 제자들의 마음을 떠올려 봅시다. 스승이신 주님이 눈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실 때, 그들은 경외감과 기쁨에 휩싸였습니다. 루카 복음에 따르면 제자들은 예수님을 경배하고 큰 기쁨으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루카 24,52). 이 신비를 묵상하며, 우리도 마음의 눈으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승천 장면을 바라봅시다. 주님께서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해 거처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가 내 곁에 있게 하겠다”(요한 14,3)고 약속하신 말씀을 기억하면서, 하늘 고향에 대한 희망을 새롭게 하십시오.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가 영원한 본향으로 부름받았음을 상기시킵니다. 동시에 승천하시기 전에 남기신 말씀, 즉 “성령이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땅끝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라는 사명을 되새겨봅니다. 주님 없이도 살아가야 하는 제자들의 두렵고 막막한 심정을 느껴 보되, 곧 오실 성령의 도우심을 신뢰하며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기도합시다. “주 예수님, 당신께서 올라가신 그 하늘을 향해 저희 마음도 들어 올리소서. 지상의 일에 매이지 않고 위의 것을 추구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주님은 승천하셨지만 결코 우리를 버려두신 것이 아니며, 새로운 방식으로 언제나 함께 계심을 믿으며 묵상합시다(마태 28,20). 하늘 영광 속에 계신 주님을 관상하며, 우리의 예배와 찬양이 그분의 왕좌에 닿는 것을 이미지로 그려보십시오. 그러면 우리 마음도 주님과 함께 높이 들려 하늘 평화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 묵상을 돕는 기도

예수님, 영광 속에 하늘로 올라가신 주님을 흠숭하나이다. 저희를 위하여 아버지 오른편에 자리하시어 중재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계신 곳에 저희도 함께 있기를 간절히 바라오니, 저희 마음을 하늘에 두게 하시고 세상의 헛된 영광보다 하늘의 영원한 영광을 사모하게 하소서. 주님, 세상에 남은 저희에게 성령을 보내주시어 주님의 증인이 될 힘과 용기를 주소서. 언젠가 다시 오실 주님을 희망하며 오늘도 말씀을 전하고 복음을 살아내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소서. 아멘.

📜 성인의 말씀 및 신앙의 모범

성 아우구스티노는 예수님의 승천과 우리의 희망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비록 그분께서 홀로 승천하셨지만, 우리는 은총으로 그분 안에 있어 함께 올라간다.” 이 말씀처럼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에 들어가심으로 그의 지체인 우리도 그 영광에 참여할 길이 열렸습니다. 많은 성인들은 늘 “하늘의 시민”임을 자각하며 지상에서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를테면, 리지외의 성녀 데레사는 “이 세상은 우리의 참된 집이 아니기에, 우리는 하늘을 향해 난 배와 같다”고 말하며 하늘을 동경했습니다. 성 가타리나 시에나도 “예수님의 상처 난 발을 붙들고 하늘로 오르자”고 권고하며, 주님 승천의 발자취를 따르라고 가르쳤습니다. 또한 많은 순교 성인들은 하늘 영광에 대한 확신으로 고난과 죽음을 이겨냈습니다. 그들은 “이 세상의 임금이 아니라 하늘의 임금을 섬긴다”며 지상의 권세 앞에 굴복하지 않았지요. 우리의 신앙 선조인 한국의 순교자들도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며 승천하신 주님께 운명을 맡겼습니다. 이러한 성인들의 모범은 승천의 신비를 살아가는 구체적인 모습입니다. 우리도 땅의 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하늘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갈 때, 이미 이 지상에서부터 영혼이 승천의 은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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