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단 예수님께서 요르단강에서 세례 받으심
📖 관련 성경 구절
예수님의 공생활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그분 위로 내려왔다. 그리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태 3,16-17) 이 성경 장면에서 성부와 성령께서 함께 나타나시어 세례 받는 성자를 증언하시니, 이는 삼위일체의 신비가 드러난 공현(公顯) 사건입니다.
🕊 교의적 배경
가톨릭 교회는 예수님의 세례를 죄 없으신 어린양이 우리와 같은 죄인들의 행렬에 기꺼이 들어서신 겸손의 행동으로 이해합니다. 교리서에 따르면 “예수님의 공생활은 요르단강에서 요한에게 받은 세례로 시작된다. … 세례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모습으로 내렸으며, 하늘의 목소리가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선언하였다. 이는 이스라엘의 메시아요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예수님의 나타남(에피파니아)이다.” 예수님께서 굳이 세례를 받으신 것은 당신 자신을 죄인들과 하나되게 하시고, 장차 우리의 죄를 짊어지실 것을 예고한 행위였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에 대해 “죄 없으신 그분이 죄인의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우리에게 겸손의 본을 보이셨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처럼 세례 받으신 예수님의 모습은 겸손과 순명의 덕목을 극적으로 가르쳐 줍니다.
🔍 깊이 있는 묵상을 위한 안내
이 신비를 묵상할 때, 요르단강 물 속에 내려가신 예수님의 모습을 마음 눈으로 바라보십시오. 죄인들 틈에 끼어 세례를 받으시는 주님의 겸손함을 느껴 보십시오.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내려오는” 광경과 성부의 음성을 상상하며, 우리도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났음을 기억합시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례를 통하여 미래의 우리 세례 성사를 거룩하게 하시고 물을 성화하셨습니다. 자신의 세례 때를 떠올리면서, “나는 사랑받는 하느님의 자녀”임을 마음에 새겨 보십시오. 세례 때 받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고 있는지 성찰해봅시다. 또한 매일의 삶에서 스스로를 낮추고 순명함으로써 예수님을 따르는지 점검해보십시오.
🙏 묵상을 돕는 기도
주 예수님, 죄인인 저희와 하나 되시려고 요르단강 물에 내려가신 주님의 겸손을 찬미합니다. 제 교만을 씻어 주시고, 세례 때 받은 은총을 기억하며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령을 제 안에 가득 부어주시어,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고 늘 새롭게 거듭나게 하소서. 아멘.
📜 성인의 말씀 및 신앙의 모범
성 암브로시오는 “예수께서 세례의 물에 들어가심으로써 물이 성령의 강복을 받았다”고 가르쳤습니다. 또한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신비를 묵상하며 “그리스도께서 요르단에서 내려오실 때,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드러나셨다”고 설명했습니다. 세례자 성 요한의 겸손한 태도도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그는 예수님께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마태 3,14)라고 겸허히 말했지요. 우리도 세례자 요한처럼 자신을 낮추고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주님의 빛이 우리를 통해 드러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