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 성체성사의 제정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심 묵상합시다
해 질 무렵, 예루살렘의 골목엔 유월절 양의 향이 감돌고, 다락방 안엔 더 깊은 향기가 피어오릅니다.
예수님은 조용히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그것을 찢어 제자들에게 건네십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그리고 포도주 잔을 들어 다시 말씀하십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흘릴 새 계약의 피다.”
이것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창조주의 몸과 피가 되어 우리 안에 머무는 사건입니다.
그날 밤의 사랑은 십자가에서 완성되며, 부활의 새벽에 영원한 생명으로 꽃피웠습니다.
미사 안에서 우리는 그 방, 그 순간, 그 숨결 안으로 다시 초대받습니다.
제자 요한처럼 예수님의 어깨에 기대어 그 사랑의 호흡을 들을 수 있는 특권을 매일 받습니다. 성체는 단지 기억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살아 움직이는 은총의 현재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여전히 허기지는 이유는, 성체가 나를 지나 이웃에게 흘러가길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작은 친절 하나, 용서의 결단, 진심 어린 기도 이 모두가 “너희도 이와 같이 하여라”라는 파견의 연장입니다.
오늘 내 안에 계신 주님은, 어떤 굶주림을 채우고자 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