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나 비신자 친구들이 가끔 조심스럽게 물어볼 때가 있어요.
“야, 너 오늘 성당 가는 날(주일)인데 고기 먹어도 돼? 스테이크 시켜도 괜찮아?”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빙긋 웃으며 대답합니다. “당연히 먹어도 되지! 두 번 먹어도 돼!”
많은 분이 천주교를 ‘하지 말라는 게 많은 엄숙한 종교’로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주일(일요일)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 즉 축제일입니다. 잔칫날에 음식을 가려 먹거나 굶을 필요는 전혀 없답니다.
사실 고기를 피하는 ‘금육(禁肉)’은 예수님이 돌아가신 금요일이나,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에 지키는 약속이에요.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잠시 참는 ‘작은 희생’의 의미죠.
그런데 재밌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현재 한국 천주교회는 사순 시기를 제외하고는, 금요일이라도 고기를 참는 대신 ‘이웃을 위한 작은 선행이나 기도’로 그 희생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교회가 진짜 바라는 건 ‘고기를 먹느냐 마느냐’ 하는 식단 관리가 아니라, ‘나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고기 한 점 안 먹는 것보다, 옆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하느님 보시기엔 훨씬 더 예쁜 희생일 테니까요.
그러니 이번 주일 점심에는 메뉴판 앞에서 눈치 보지 말고 맛있는 고기 드세요! 배 든든하게 채우고, 그 힘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환한 웃음 한번 보여주시면 그게 바로 최고의 신앙생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