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으로 뒤로 밀려난 바다와 드러난 길 – 꿈이야기 IV

어제의 꿈은 어떤 도착지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바닷가 절벽 위 전망대에 서 있었고, 아래 바다는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잠시 후 바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운데를 가르며 갈라진 것이 아니라, 바다는 뒤쪽으로 한 방향으로 밀려났다. 물이 물러날 때 튀는 물보라는 오색 찬란하게 흩어졌다. 물이 빠진 자리에서 바닥이 드러났고, 그 위로 넓은 길이 나타났다.

바다가 수평선 쪽으로 넓게 뒤로 밀려나 드러난 길 위를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고, 오색으로 부자연스러울 만큼 반짝이는 물보라가 이어진 장면
바다는 옆으로 갈라지지 않고 수평으로 뒤로 물러났다. 드러난 길을 따라 사람들이 천천히 걸었고, 그 순간 세 가지 해법이 또렷해졌다.

그 길 위로 많은 사람들이 밀려나는 바다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내 삶에서 오랫동안 짓눌러 온 세 가지 문제가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각각의 해법이 간단하고 명확한 형태로 마음에 자리 잡았다.

그때 알았다. 이 꿈이 내게 준 것은 ‘해결’만이 아니라, 해결을 받아들이게 하는 ‘시선’이었다. 위에서 전체를 내려다보는 자리에서만 얻어지는 명료함. 물이 뒤로 밀려나며 길의 바닥이 드러났듯, 내 문제들에서도 가려져 있던 바닥이 보였다. 해야 할 순서가 나뉘었고, 그 구분만으로도 무게가 줄었다.

깨어났을 때 바다는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길이 있었다는 기억은 남았다. 세 가지 문제, 각각의 해법, 그리고 위에서 전체를 보는 시선. 내게 필요한 건 그 시선을 잃지 않는 일과, 보이는 순서대로 한 걸음씩 옮기는 일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