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심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지심 묵상합시다
채찍에 맞고 조롱당한 예수님의 어깨 위로 거대한 십자가가 내려앉습니다.
황혼의 찬 공기 속, 돌길을 따라 골고타로 향하는 처형 행렬이 시작됩니다.
무거운 나무는 어깨의 상처를 더욱 벌리고, 진득한 피가 다시 흘러내립니다.
군중의 함성, 병사들의 고함, 어떤 이들의 눈물—모든 감정이 뒤섞인 거리.
예수님의 걸음은 점점 더 느려지고, 무릎이 돌바닥에 부딪히며 쓰러지십니다.
그때 억지로 동원된 한 사람, 구레네 사람 시몬이 주님의 십자가를 함께 짊어집니다.
모래먼지가 이는 발걸음마다, 세상의 짐이 어깨를 짓눌렀고,
예루살렘 성벽엔 붉은 석양이 길게 드리웁니다.
십자가는 단순한 형틀이 아닌, 온 인류를 향한 사랑의 계약서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골고타 언덕 아래, 그 십자가는 이미 제단의 자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나무와 피 냄새가 뒤섞인 그 길 위에서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 각자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