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단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
📖 관련 성경 구절
“거기에서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두 강도도 예수님 좌우에서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 (요한 19,18.30). “예수님께서는 신 포도주를 드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다 이루어졌다.’ 이어서 고개를 숙이시며 숨을 거두셨다.”
🕊 교의적 배경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명의 완성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죽음을 두고 “우리 죄를 대신한 유일하고 완전한 희생 제사”라고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는 대사제이시자 동시에 희생양이 되셔서, 자신을 아버지께 온전히 봉헌하심으로써 인간의 죄값을 치르셨습니다.
교리서는 “예수님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에 달려서까지’ 순종하심으로써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셨다”(필리 2,8 참조)고 선언하며,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열린 새롭고 영원한 속죄의 길을 강조합니다.
예수님의 숨을 거두신 직후, 군사의 창에 찔려 흘러나온 물과 피는 성사의 원천으로 이해되며,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통해 교회의 탄생을 보았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성모 마리아를 모든 신자의 어머니로 삼으셨습니다.
마지막 외침 “다 이루어졌다”는 구원의 역사가 완성되었음을 선언하며,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화해의 길이 열렸습니다.
🔍 깊이 있는 묵상을 위한 안내
정오 무렵, 예수님께서는 온 인류의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십니다. 임종 직전 “나의 하느님, 왜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외침과 함께,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는 신뢰로 죽음을 맞이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는 말씀에는 아버지께 대한 순명과 인류 구원의 성취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그 죽음 앞에서 깊은 감사와 경배의 마음으로 무릎 꿇게 됩니다.
갈바리아 언덕의 십자가 곁에서 우리도 성모 마리아와 함께 머무르며, 주님께서 보여주신 완전한 사랑을 되새깁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주님께서 사신 내 영혼을 죄에 넘기지 않겠습니다.”
이 신비는 죽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활의 희망을 품고, 우리는 십자가를 희망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 묵상을 돕는 기도
주님, 십자가 위에서 제 죄를 용서하시며 모든 것을 완성하셨으니 감사합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제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믿습니다.
십자가의 피로 씻긴 이 영혼을 지켜주시고, 그 사랑에 합당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과 함께 제 오래된 자아는 죽고,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소서. 아멘.
📜 성인의 말씀 및 신앙의 모범
성 프란치스코는 “주님께서 성세계에 걸쳐 계신 모든 성당에서, 바로 이 거룩한 십자가로 세상을 구원하셨기 때문이옵나이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성 보나벤투라는 “우리는 항상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양 옆에 서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고통과 슬픔 중에도 십자가 곁을 떠나지 않는 이들이야말로 부활의 증인이 됩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는 “십자가 나무에서 열린 낙원의 문을 목도하라”고 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도 그 열린 천국 문을 바라보며, 그 앞에 엎드려 감사와 흠숭을 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