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처 – 예수님의 옷을 벗기심
골고타 언덕에 도착한 예수님께, 병사들이 마지막 굴욕을 가합니다. 그분의 겉옷을 벗깁니다. 채찍에 찢겨 피와 살이 달라붙은 옷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며, 새로운 고통이 시작됩니다.
이 순간은 단지 육체적인 수치심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존엄조차 박탈당하신 순간**입니다. 그분은 무방비한 상태로, 세상의 조롱과 냉담 앞에 내던져지십니다.
그러나 바로 이 장면에서, 예수님은 우리가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 입고 있던 자존심, 위선, 이기심의 옷을 벗겨내십니다. 진리 앞에 아무것도 숨기지 않으시는 그분의 모습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는 마지막 장막조차 찢어버리는 사랑의 신비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스스로를 포장하고 감추는 데 익숙합니다. 주님 앞에서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고 있습니까? 아니면 세상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겉모습만 가꾸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까?
예수님의 벗겨지심은 우리에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로 하느님 앞에 서라는 조용한 초대입니다.
성경 말씀
- 요한복음 19장 23–24절 – “그들은 그의 겉옷을 나누어 가졌고…”
- 마태오복음 27장 35절 – “그들은 제비를 뽑아 그의 옷을 나누었다”
가톨릭 교리서
- 제557항 –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자신의 수난을 온전히 받아들이셨다
- 제609항 – 예수님은 자발적으로 당신 자신을 내어주셨다
묵상 질문
- 나는 내 안의 수치와 상처를 주님께 드러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 하느님 앞에서 진실하게 서본 적이 있습니까?
- 나는 타인의 수치에 어떤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까?
주님, 당신의 벗겨지심 안에서 저희도 우리 삶의 위선과 가식, 교만을 벗어버리게 하소서. 당신 앞에 숨김없이 서는 용기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