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처 –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
깨어진 몸, 창에 찔리고 피 흘린 시신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의 무덤으로 옮겨졌습니다. 깨끗한 천으로 감싼 뒤, 바위 무덤에 조용히 눕혀졌습니다.
무덤 입구는 큰 돌로 막혔고, 세상은 그 위에 조용히 덮였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가장 깊은 침묵 속에서 하느님의 일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무덤 앞에서 마지막으로 아들의 시신을 어루만집니다. 그녀의 손끝에는 슬픔이 담겨 있었지만, 그 눈에는 여전히 믿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밤이 찾아오고, 무덤은 어둠 속에 잠겼습니다. 그러나 그 어둠조차, 곧 다가올 부활의 빛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죽음을 묵상하며 우리 삶의 ‘무덤’ 같은 순간들 안에도 하느님의 일하심이 숨어 있음을 기억합시다.
성경 말씀
- 마태오복음 27장 57–61절
- 마르코복음 15장 46–47절
- 루카복음 23장 50–56절
- 요한복음 19장 38–42절
가톨릭 교리서
- 제624항 – 예수님의 무덤 안식은 죽음의 현실을 밝힌다
- 제630항 – 예수님의 죽음은 생명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묵상 질문
- 나는 인생의 침묵과 고요 속에서도 하느님의 계획을 믿고 있습니까?
- 주님을 따르는 여정 중, ‘끝’처럼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 부활의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습니까?
주님, 무덤 속 침묵의 순간에도 당신의 사랑은 멈추지 않음을 믿습니다. 저희가 어둠 속에서도 부활의 빛을 기다릴 수 있도록 믿음의 등불을 지켜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