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처 – 베로니카가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림
고통과 조롱 속을 지나던 그 길, 한 여인이 군중을 뚫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름 없는 무리 가운데, 한 걸음 내딛은 그녀의 이름은 ‘베로니카’였습니다.
병사들의 위협도, 사람들의 눈초리도 그녀를 멈추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수건을 꺼내어 예수님의 피와 땀, 먼지로 얼룩진 얼굴을 닦아 드립니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그 순간은 깊은 만남의 시간이었습니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한 사람의 용기. 손끝으로 전해지는 연민과 사랑. 그리고 기적처럼, 그 수건에 남겨진 주님의 성상(聖像).
예수님의 얼굴이 새겨졌다는 그 수건은, 단지 기적의 증거가 아니라, 고통받는 얼굴을 외면하지 않은 사람에게 주어진 응답이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통의 얼굴을 지나치고 있습니까? 길거리에서, 뉴스 속에서, 내 가족 안에서… 우리는 그 얼굴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랑은 거창한 행동이 아닙니다. 먼지를 닦아주는 손끝, 고개를 들어 마주보는 시선, 작은 행동 하나가 하느님의 얼굴을 새기게 됩니다.
성경 묵상 참고
- 마태오복음 25장 40절 – “내 형제들 가운데 가장 작은 이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 이사야서 53장 2–3절 – 고통받는 종의 얼굴
가톨릭 교리서
- 제2447항 – 자선은 모든 미덕의 표현이며 실천입니다
- 제1171항 – 성인들의 행위는 신자들에게 모범이 됩니다
묵상 질문
- 나는 고통받는 사람의 얼굴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습니까?
- 작고 조용한 사랑의 행동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천하고 있습니까?
- 베로니카처럼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앙을 살고 있습니까?
주님, 당신의 상처받은 얼굴을 닦아드린 베로니카처럼 저희도 고통 속의 이웃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작고 사소한 사랑의 실천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