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가톨릭 교회의 깊은 이해와 실천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이란 무엇인가요?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은 가톨릭 교회가 조부모와 모든 노인의 삶·지혜·신앙의 가치를 기리고 감사하기 위해 특별히 기념하는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2021년 1월 31일 주일 삼종기도 후 이 날을 선포하시며, 현대 사회에서 종종 소외될 수 있는 노인 세대에 대한 교회의 깊은 관심과 사랑을 표명하셨습니다. 이 기념일은 노인을 공경하는 차원을 넘어, 노인들이 지닌 풍부한 경험과 신앙의 지혜를 젊은 세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세대 간 유대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 의의를 둡니다. 이 글은 가톨릭 신앙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의 의미와 기념 방법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제정의 역사와 목적: 왜 이 날이 생겼을까요?

2‑1.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정 선포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은 2021년 교황 성하의 선포 이후 즉시 전 세계 교회가 받아들여 매년 7월 넷째 주일에 기념합니다. 이 날짜는 예수님의 외조부모이자 성모 마리아의 부모인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7월 26일)과 가깝게 정해져 조부모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¹

2‑2. 제정의 주요 목적

  • 노인들의 고독 위로 및 지지 – 코로나19 팬데믹 중 심화된 노인 고립과 ‘버려지는 문화’에 대한 교회의 우려를 반영하여, 노인들의 존엄을 지키고 고독을 덜어 주려는 목적이 강조되었습니다. 특히 2024년 제4차 기념일 주제 “다 늙어 버린 이때에 저를 버리지 마소서”(시편 71,9)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합니다.²
  • 신앙 전수와 세대 간 유대 강화 – 조부모가 젊은 세대에게 신앙과 삶의 지혜를 전하는 ‘영적 멘토’임을 상기시켜 세대 간 대화를 촉진합니다.³
  • ‘버려지는 문화’에 대한 저항 – 효율성과 생산성 중심 사회에서 노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노년기의 존엄과 가치를 재확인합니다.³

2‑3. 한국의 ‘노인의 날’과의 차이점

대한민국 ‘노인의 날’(10월 2일, 1997년 제정)은 국가 차원에서 노인 공경 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기념일입니다. 반면 가톨릭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은 보편 교회 차원에서 신앙 전수와 영적 연대를 더욱 깊이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다릅니다.

가톨릭 교리 안에서 조부모와 노인의 의미

3‑1. 성경적 관점과 교회의 가르침

가톨릭 교회는 노년기를 ‘은총의 시간’으로 바라봅니다. 시편 71장 9절 “다 늙어 버린 이때에 저를 버리지 마소서”는 노년에 대한 하느님의 변함없는 현존을 노래합니다.⁴ 교회는 조부모와 노인을 ‘기억의 수호자’이자 ‘신앙의 전달자’로 칭하며, 그들의 지혜와 경험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³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기억 없이 미래를 건설할 수 없습니다. 삶의 기초는 기억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조부모의 기억과 증언을 통해 젊은 세대가 신앙의 뿌리를 굳건히 할 수 있음을 상기시킵니다.⁴ 노년기는 특별한 소명의 시기이기도 하여, 기도·봉사·신앙 전수로 공동체에 여전히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겨집니다.³

3‑2. 신앙 공동체 내 조부모의 역할 강조

현대 교회 교육만으로는 다음 세대 신앙 교육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교회–부모–조부모’로 이어지는 세 겹줄 구조가 중요합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손자녀에게 신앙 이어주기’ 특강과 「할머니 할아버지는 신앙 길잡이」 발간 등을 통해 노인 사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³ 미국 주교회의 또한 노년기를 ‘선물’로 받아들이고 노인들의 적극적 참여를 장려합니다.³ 교회는 노인을 단순한 돌봄 대상이 아니라, 복음 선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귀한 동반자로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은 어떻게 기념하나요?

4‑1. 연도별 교황 메시지 주제

  • 2021년(제1차): “내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 2022년(제2차): “늙어도 여전히 열매를 맺으리라”(시편 92,15)
  • 2023년(제3차):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이어집니다”(루카 1,50)
  • 2024년(제4차): “다 늙어 버린 이때에 저를 버리지 마소서”(시편 71,9)
  • 2025년(제5차): “희망을 잃지 않은 이들은 행복합니다”(집회 14,2)

4‑2. 전례 및 신심 활동 예시

  • 미사 봉헌, 특별 기도(노베나, 성시간, 묵주기도 등), 영적 예물, 사랑의 카드, 기념 초 밝히기, 기억의 책, 교구·본당 프로그램 등이 있습니다.

한국 교회와 전 세계의 기념 사례

5‑1. 한국 천주교회의 기념 방식

  • 7월 넷째 주일 미사 봉헌, 기도회 및 프로그램 진행

5‑2. 전 세계 교회의 다양한 활동

  • 미국 주교회의(USCCB)는 ‘노동절 다음 첫 주일’과 연계하여 기념합니다.⁵

5‑3. 전대사

  • 교황청은 이날 일정 조건을 충족한 신자에게 전대사를 수여합니다.⁶

우리 모두에게 주는 메시지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은 모든 세대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계기가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노년기의 소명을 강조하십니다.⁴

  • ¹ Laity & Family Life, Vatican.va
  • ² Vatican.va, 2024 Message
  • ³ Fratelli Tutti, Pope Francis, n. 19
  • ⁴ Pope Francis, Vatican News, 2021년 메시지
  • ⁵ Nationaldaycalendar.com
  • ⁶ Apostolic Penitentiary, Vatican.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