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프란치스코의 작은 꽃들

성 프란치스코의 작은 꽃들
제10장

마쎄오 형제가 성 프란치스코에게 “온 세상이 당신을 따릅니다”라며 놀리듯 말하자, 성인이 겸손히 답하다

성 프란치스코와 동료들 – 제10장
성 프란치스코와 동료들 – 제10장

어느 날, 성 프란치스코께서 마쎄오 형제와 함께 뽀르치운쿨라에 머무르시던 중이었다. 마쎄오는 거룩하고 신중하며, 하느님에 대해 말하는 데 있어 은총이 깃든 인물이었다. 그러한 까닭에 성인은 그를 깊이 사랑하셨다.

하루는 성인이 숲에서 기도하시고 돌아오시는 길에, 마쎄오 형제가 그분의 겸손함을 시험해 보고자 다가가, 놀리는 듯한 말투로 연거푸 물었다. “왜 당신인가요? 왜 당신을 따르는 거죠? 왜 하필 당신입니까?” 이에 성 프란치스코께서 말씀하셨다. “그게 무슨 뜻인가, 형제여?”

마쎄오가 대답하였다. “제 말은 이렇습니다. 어찌하여 온 세상이 당신을 따르며, 누구나 당신을 보고 싶어 하고, 말씀을 듣고 싶어 하며, 당신께 순종하고자 합니까? 당신은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학문이 깊은 것도 아니며, 출신이 고귀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왜 모든 이가 당신을 따르는 걸까요?”

이 말을 들으신 성 프란치스코는 마음속 깊이 기뻐하시며 영혼으로 하늘을 우러러보셨고, 오랜 시간 정신을 하느님께 드높이 올리셨다. 그러고 나서 자신을 돌아오신 후,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셨다. 그리고 불타는 열정으로 마쎄오 형제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왜 나를 따르는지 알고 싶은가? 왜 온 세상이 나를 따르는지 알고 싶은가? 그것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눈 때문이네. 그분의 눈은 온 세상을 두루 살피시며, 선한 이와 악한 이를 모두 보시는데¹, 죄인들 가운데 나보다 더 비천하고, 더 무능하며, 더 큰 죄인은 없었네. 그러므로 주님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그 놀라운 일을 위해 땅 위에서 가장 천한 존재를 찾으셨고, 나를 택하신 것이네.”

“이는 세상의 귀족과 교만과 힘과 아름다움과 지혜를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고, 모든 덕과 선이 피조물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시려는 것이네. 그래서 아무도 주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시고, 누구든 자랑할 자는 주님 안에서 자랑하라고 하신 것이라네². 모든 영광과 찬미는 주 하느님께 영원히 돌려지기를.”

그토록 겸손한 대답을, 그렇게 불타는 마음으로 들은 마쎄오 형제는 두려움에 싸여, 성 프란치스코께서 참으로 겸손 안에 굳건히 서 계신 분임을 깊이 깨달았다.


  1. “하느님의 눈은 온 세상을 두루 살피신다”는 표현은 성경 잠언 15,3에 나오는 “주의 눈은 어디서든지 악인과 선인을 살피신다”에서 유래한다.
  2. “자랑할 자는 주님 안에서 자랑하라”는 구절은 1고린토 1,31과 예레미야 9,23의 말씀을 따른 것이다.
ⓒ 원문 sacred-texts.com
Public Domain | 번역·정리: 프란치스코 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