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거룩한 성흔에 대한 다섯 번째 묵상
다섯 번째 묵상은, 세라핌과도 같은 우리의 교부가 복되신 예수님과 그분의 수난을 얼마나 사랑하였는지, 그리고 이 사랑의 힘으로 말미암아 어떻게 그분과 변화되어 동일하게 되었는지를 묵상하는 것이다.
복되고 지극히 거룩한 프란치스코 아버지는 예수님과 그분의 수난을 그렇게 뜨겁게 사랑하였기에, 그 경건함과 가장 열렬한 사랑 덕분에 완전히 예수님으로 변화된 듯 보였다. 이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의 영혼뿐 아니라 육체에도, 이 지극한 사랑과 일치의 표징을 새기시기를 기뻐하셨으니, 곧 그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거룩한 성흔이었다.
그는 항상 그리스도의 수난을 마음과 지체 안에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세상을 걷는 사람이기보다는 오히려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처럼 보였다.
그래서 한 번은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의 은수처에서 심한 병에 걸렸을 때, 그의 마음과 몸 안에서 하느님의 영이 주시는 사랑과 달콤함을 지극히 깊이 느끼며, 동시에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강렬한 연민과 비탄 속에서, 그를 간호하던 동반자에게 열렬히 요청하였다. 와서 비올을 켜고 주님의 노래를 불러 달라고 말이다. 그는 마음 안에서 느끼고 있던 기쁨과 달콤함을 더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형제가 곧 비올을 가져와 노래를 부르자, 그 순간 성 프란치스코는 하느님의 영에 의해 마음이 하늘로 끌려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눈을 들어 하늘을 향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오 주 하느님, 저에게는 충분하나이다!”
그러고는 조용해져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렀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정신이 돌아온 후 말했다.
“형제들이여, 주님께서 저에게 이 세상의 모든 위로보다 더 감미로운 위로를 주셨습니다. 제 영혼은 하늘의 음악과 천사들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 노래는 너무도 달콤하고 감미로워서, 만일 그 선율이 조금만 더 이어졌더라면 제 영혼은 틀림없이 제 몸을 떠나 하느님께 날아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어서 말했다.
“그 노래는 너무도 아름답고 달콤하여, 이 세상의 그 어떤 소리도 그것과 비교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직 하느님께서 은총을 입은 사람에게만 들려주시는 찬미이며, 그분께서 원하실 때에만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후로 그는 날마다 더욱 깊은 열정과 사랑으로 하느님을 갈망하였고, 그 사랑의 불길은 그의 육체마저 태워버릴 정도였다.
그는 종종 들판이나 숲속의 외딴곳으로 나아가, 하느님과 단둘이 머물기를 원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그렇게 떠나가, 그가 사랑하는 님과 홀로 대면하고자 하였다. 그는 그곳에서 하느님의 성령의 내적 작용을 통해, 그리고 그의 정신 안에 들어오는 천상적 조명으로 인해, 신적인 신비 안에 자주 들어가곤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신비 속에서 하느님의 풍요로운 자비로 말미암아, 수많은 위로를 받았으며, 때로는 너무나 깊은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리곤 하였다.
그는 수난일인 금요일을 특별히 공경하며, 그날이 되면 완전히 황홀경에 빠지거나, 슬픔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의 수난을 생각하였다.
어느 날, 그가 매우 깊은 숲속에 있을 때, 몸이 약하여 제대로 설 수도 없을 정도였지만, 그는 지팡이를 짚고서 나무들 사이를 걸어갔으며,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며 통곡하였다.
그는 주님의 수난을 사랑하였고, 그 고통을 기꺼이 나누고 싶어 하였기에, 마음과 육체 모두에서 그 고통을 느끼고 싶어 하였다.
그리고 이처럼 영혼과 육신이 하나되어 고통 가운데 있을 때, 그는 주님의 수난을 되새기며 온몸으로 그것을 함께 겪었다.
그는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형제들이여, 내가 생각하기에 세상에는 수많은 이들이 있고, 그 중 다수는 결코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주님의 수난을 밤낮으로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며, 언제나 그것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이렇게 말할 때, 그의 눈에서는 항상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 상태로 나아갈수록, 하느님의 은총은 그 위에 더욱 넘치게 흘러들었고, 그의 육체는 영혼의 불꽃으로 인해 마치 타오르는 듯하였다. 그는 그 영적인 열정과 불길 속에서 너무도 자주 기력을 잃곤 하였고, 그로 인해 더욱 겸손해졌으며, 자비로워졌고, 하느님을 더욱 갈망하게 되었으며, 이 세상의 어떤 위로도 그의 눈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곤 하였다. “나는 이제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오직 하느님만을, 나의 하느님만을 원합니다. 하느님, 나의 하느님, 당신의 사랑은 너무도 강하고 불타오릅니다. 그것은 저를 태워 없애려 하며, 제게는 당신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말할 때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음성은 떨렸으며, 그의 마음은 고통과 기쁨, 두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때로는 너무나 약해져 거의 말을 할 수조차 없었지만, 그의 내면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그 열정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강렬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성 프란치스코는 하느님 안에 머무르며 기도하던 어느 날, 하느님께서 자신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시는지를 깨닫고 깊은 열망으로 이렇게 아뢰었다.
“오 주님, 당신의 사랑은 저를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니 당신께서 제게 원하시는 것을 모두 행하소서.”
그 말을 마치자 그는 즉시 황홀경에 빠졌고, 그의 정신은 완전히 하느님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그 순간, 그는 하늘로부터 한 존재가 내려오는 것을 보았는데, 여섯 개의 날개를 지닌 세라핌이었으며, 동시에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의 형상을 지니고 있었다.
그 세라핌은 하늘과 땅 사이 공중에 머물렀고, 불꽃과 빛 가운데에서 프란치스코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과 사랑이 담겨 있었고, 고통과 자비가 동시에 흘러나오는 듯하였다.
프란치스코는 그 모습을 보고 경이로움과 두려움, 사랑과 고통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이 환시 안에서 그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이전보다 더 깊이 깨달았으며,
그 사랑의 불길이 마치 그의 전 존재를 태워버릴 듯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때, 그 세라핌의 광채 가운데에서 프란치스코의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옆구리에
주님의 십자가의 성흔이 뚜렷하게 새겨졌으며,
그 인침은 실제로 피가 흐를 만큼 선명했고,
그는 마치 실제로 못 박힌 사람처럼 그 육체에 깊은 고통을 지니게 되었다.
이와 같이, 사랑의 불꽃 속에서 하느님께서 친히 새겨주신 인침으로 말미암아, 성 프란치스코는 그 육체에 깊은 고통을 지니게 되었고, 그 고통은 그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와 함께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단지 고통으로만 여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해 자신이 선택된 존재임을 증표로 받아들였고, 그 사랑 안에서 그 고통은 견디기 힘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하느님께 다가가게 하는 통로가 되었다.
그는 성흔을 지닌 이후, 그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자랑하거나 드러내려 하지 않았고, 그 신비를 지극히 감추었으며, 오직 하느님만을 위한 비밀로 간직하였다. 그는 자신의 육체 안에 있는 그 고통을 통해, 그리스도의 수난에 더욱 깊이 참여하고자 하였으며, 오직 그분의 뜻 안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맡기고자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성 프란치스코는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그 은총을 철저히 감추며 살았고, 그의 생애 동안 그 신비는 오로지 하느님만이 아시는 비밀로 남아 있었다. 그는 그것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고, 심지어 가장 가까운 형제들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육체의 연약함으로 인해 점점 쇠약해지자, 그의 몸을 돌보던 형제들 가운데 몇 사람은 마침내 그 상처를 보게 되었고, 그 상처가 단지 상처가 아니라, 주님의 십자가를 그대로 닮은 신비로운 표식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죽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사실을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도록 요청하였고, 형제들은 그의 뜻을 존중하였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시신이 공적으로 드러났을 때, 그 성흔은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명확한 증거로 나타났으며, 거기 모인 수많은 사람들과 성직자들은 그것을 분명히 보았고, 손과 발, 옆구리에서 여전히 흘러나오던 피와 상처의 자국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의 표지였다.
이 놀라운 신비는 성 프란치스코가 살아 있을 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그의 시신을 통해 분명한 증거로 드러나게 되었고, 그를 따르던 형제들과 신자들, 그리고 교회의 권위자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다. 이 사실은 교회 전체에 큰 경이로움을 안겨주었고, 성 프란치스코가 하느님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이였다는 것을 모든 신자들에게 깊이 각인시켰다.
그의 성흔은 단지 눈에 보이는 상처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 안에 새겨질 수 있다는 살아 있는 표징이었고, 그 표징은 세월이 지나도록 많은 이들에게 신앙과 회개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이로써 성 프란치스코는 주님과 완전히 일치된 이로서, 육체와 영혼 모두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며, 우리에게도 같은 사랑과 헌신으로 살아가야 할 부르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